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94)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올해 말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지난 60년간 회사를 이끌며 현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오는 4일 예정된 이사회에서는 그레그 아벨(62) 부회장이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추천될 예정이다. 
버핏 회장은 3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은퇴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제 아벨이 최고경영자가 되어야 할 때가 됐다”며 자신의 은퇴를 공식화했다. 버핏은 1965년 당시 직물회사였던 버크셔의 경영권을 확보해 60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아벨 부회장은 캐나다 출신으로, 1992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에 입사한 이후 에너지 부문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에는 비보험 부문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차기 CEO 후보로 부상했다. 버핏은 아벨에 대해 “대단한 아이디어를 주는 사람”이라며 신뢰를 보였다.  
버핏은 은퇴 후에도 버크셔 주식을 하나도 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아벨 부회장이 회사를 더 잘 이끌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한 “경제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버크셔는 올해 1분기 96억 달러(약 13조 4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분기의 112억 달러 대비 14% 감소한 수치로, 주요 투자 부문인 보험업의 실적 악화와 외화환산손실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3342억 달러에서 올해 1분기 말 3477억 달러(약 487조 원)로 늘었다.
버핏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무역이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세계 다른 나라들이 더 번영할수록 우리가 손해 보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들과 함께 더 번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율주행차 같은 기술 발전이 버크셔의 사업에 미칠 영향에 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핵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다이내믹한 세상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걱정해야 하는 건 불행하게도 우리가 세상을 파괴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의 은퇴는 단순한 경영권 이양을 넘어, 그의 경영 철학과 유산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자신의 버크셔 해서웨이 보유 지분(약 14%)을 사후 신탁에 맡길 계획이며, 그의 세 자녀가 공동 수탁자로서 이 지분을 관리하도록 했다. 이는 외부 투자자들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을 매입해 회사를 분할하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버핏의 뒤를 이어받을 아벨 부회장이 그의 경영 철학을 어떻게 계승하고, 새로운 전략을 도입할지는 향후 몇 년간 투자업계에서 주목할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는 내가 그리는 그림과 같다. 다른 점은 캔버스의 크기가 무한하다는 것이다”라고 밝히며, 자신의 경영 철학이 후임자들에게 이어질 것임을 강조했다. 
그의 은퇴는 한 시대의 끝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그레그 아벨 부회장이 버크셔 해서웨이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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