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형 참사…반다르압바스 항구 대폭발로 516명 부상, 원인 불명

EPA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도시 반다르압바스의 주요 항구인 샤히드 라자이항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최소 516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로이터,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화재를 넘어서는 심각한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고 긴급 보도했습니다.

인터넷 누리꾼 영상 캡처

사고 초기만 해도 현지 언론은 부상자가 47명이라고 전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었고 현재까지 집계된 부상자 수는 516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항구가 연간 약 8000만 톤에 이르는 대규모 화물을 처리하는 이란 최대급 컨테이너 선적 시설이라는 점에서, 인명 피해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란 국영 TV에 따르면, 반다르압바스에 위치한 샤히드 라자이항 부두 지역에서 다수의 컨테이너가 폭발하며 이번 사고가 시작되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한 당국자는 “여러 개의 컨테이너가 연쇄적으로 폭발했다”며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고 있으며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폭발 직후 항구 인근 수 킬로미터 반경의 건물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등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했으며, 거대한 버섯구름이 하늘을 뒤덮은 사진과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일부 목격자는 폭발 소리가 26킬로미터 떨어진 케심 섬까지 들렸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은 사고 원인에 대해 연료 탱크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이란 국영 석유회사는 즉각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는 석유 시설이나 관련 운영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인근 석유 공장, 저장 탱크, 송유관 등의 주요 시설도 정상 가동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단순한 산업 재해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과거 샤히드 라자이항의 컴퓨터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해당 공격의 배후로 이란의 오랜 적국인 이스라엘을 지목한 바 있어 이번 사고에도 외부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란이 오만에서 미국과 제3차 핵 협상을 시작한 날과 겹칩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고 발생 시점과 외교 일정을 연결지어 해석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란은 국제 제재로 인해 산업 전반에 걸쳐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노후화된 시설이 많은 상황입니다. 특히 석유 산업 분야에서는 부식, 노후화, 부품 부족 등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왔습니다. AP통신은 “이란에서는 노후 석유 시설에서 발생하는 산업 재해가 일상화되어 있다”고 전하며 이번 사고 역시 이런 구조적 취약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컨테이너 폭발이 아닌 대규모 산업 재난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샤히드 라자이항에는 다수의 석유 저장시설과 화학 물질 저장소가 인접해 있어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만약 2차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란 남부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이란 당국은 사고 수습과 동시에 정확한 폭발 원인 규명에 착수했으며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항구 일대 접근을 전면 통제하고 있습니다. 병원과 소방당국 역시 비상 대기 체제에 들어가 부상자 치료와 화재 진압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란이 산업 안전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경제 제재와 내부 정치적 불안정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안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 한, 유사한 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국제 사회에 추가적인 해명을 내놓을 예정이며 향후 외교적 파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핵 협상 진행 과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만으로도 이번 반다르압바스 항구 폭발은 단순 사고를 넘어 국제 정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추가적인 수사 결과와 국제 사회의 반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