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한 데 이어 조사권까지 없애는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국정원의 안보범죄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국정원 조사권 폐지 법안 발의
5일 국회에 따르면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의 조사권과 사실조회 및 자료제출 요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국정원이 안보범죄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현장조사, 문서열람, 시료 채취, 자료제출 요구, 진술 요청 등의 권한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국가정보원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안보범죄는 ▲국가보안법 위반 ▲산업경제정보 유출 ▲국가 배후 해킹조직에 의한 사이버 안보 위협 등이 포함된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국정원의 조사권은 수사권보다 광범위하게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헌법상 적법 절차 없이 사실상의 압수수색과 신문 조사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정원이 보유한 사실조회 및 자료제출 요구권 역시 형사소송법상 수사기관에게만 허용되는 권한”이라며 “대공수사권이 없는 국정원이 이를 행사하는 것은 헌법상 적법 절차 원칙과 형사법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정원이 수집한 정보를 신원조사에 활용하는 것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의원은 “대통령령인 보안업무규정에서 정한 신원조사 규정은 법률적 근거가 없는 위법한 조항”이라며 “국정원의 정부 인사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신원조회를 법률로 명시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내 운동권 출신 의원 16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이기헌 의원(경희대 총학생회장), 윤건영 의원(국민대 총학생회장), 박홍근 의원(경희대 총학생회장) 등이 포함됐다.

국정원 “간첩 수사 이미 어려움 겪어… 조사권까지 폐지되면 공백 심각”
국정원은 올해 1월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된 이후 간첩 수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현재 간첩으로 판단되는 10여 명을 색출해 사법 조치를 했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원이 대공수사권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수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간첩 검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공수사권은 간첩 등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를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하며,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민주당 주도로 국정원법 개정이 강행되면서 올해 1월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갔다. 그러나 경찰이 정보력과 경험이 부족해 간첩 수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부활시키는 동시에 간첩죄 적용 범위를 기존 ’적국(敵國)’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간첩법 개정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넘어 조사권까지 삭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권 “국정원 정보 활용하던 민주당, 조사권 폐지와 모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이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의 대북송금 사건을 조작된 사건으로 몰아가며 국정원 문건을 활용하는 것과 모순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2020년 국정원이 작성한 문건을 근거로 북한 대남공작원 리호남이 “대북사업을 통해 쌍방울 계열사 주가를 띄워주는 대가로 수익금 일부를 받기로 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즉, 국정원 보고서의 신빙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국정원의 조사권과 정보 수집 권한을 폐지하려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국정원의 조사권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국가보안법 위반 수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이 대공수사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정원이 보유한 정보력마저 무력화되면, 국가 안보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의 조사권 폐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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